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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ad 2에 대한 생각

흔히 사람들은 애플의 제품은 2세대를 사야 한다고 한다. 왜냐하면 1세대에는 결함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iPad는 1세대의 징크스를 충분히 이겨냈다. 엄청난 판매고와 시장에 ‘태블릿’ 열풍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전혀 새로운 기기에 열광했고, 우리나라에서도 출시하기 전 ‘문익촌’ 사건 등으로 매우 유명해진 기기 중 하나이다.

그리고 3월 2일, iPad 2가 공개되었다.

어김없이 등장한 루머

iPhone 이후로 사람들이 애플에 다시 열광하기 시작함과 동시에, 애플의 신제품에 대한 기대는 갈수록 높아졌고, ‘다음엔 애플이 어떤 제품을 내놓을까?’ 라는 호기심은 갈수록 높아졌다. 수많은 루머가 쏟아져나왔으며,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루머들이 애플에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원동력이 된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돌았다.

iPad 2가 출시되기 전, 차기 iPad에 대한 루머는 폭발적으로 쏟아졌고, 출시일이 가까워질수록 루머의 정확도는 점점 커져갔다. 마침내 출시 직전 아이패드 후면이 유출되었고, 사람들은 이건 애플의 디자인이 아니라며 믿지 않았다. 하지만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하드웨어

만져볼수는 없었지만, 여러 핸즈-온 비디오와 Apple iPad Event를 실시간으로 보면서 느꼈던 차이점을 작성해본다.

  • CPU의 비약적인 향상이 이루어졌다. Apple A4 1GHz 프로세서를 사용하던 1세대와는 달리, Apple A5 1GHz(평상시 사용때는 900MHz) 듀얼코어 프로세서를 사용했다. 코어가 하나 늘어난 게 실감이 되지 않는다면, 아래의 벤치마킹 결과를 참조하기 바란다.
  • 전혀 색다른 그래픽을 볼 수 있다. PowerVR SGX543MP2 를 사용, 기존 iPad보다 9배 좋은 그래픽을 볼 수 있다고 알려졌다. 9배까진 아니지만 touchArcade의 비교 스크린샷을 보면, 안티앨리어싱이 적용된 것 뿐만 아니라, 텍스쳐의 느낌이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볼 수 있다. ‘Real Racing 2 HD’, ‘Dead Space’ , ‘Asphalt 6 HD’, ‘Infinity Blade’ 와 같은 게임이 iPad 2에 최적화되어 있다고 한다.
  • 램이 512MB로 증가하였다. 1GB를 기대하고 있던 사람들이 많았듯이, 꽤 적은 증가라고 볼 수 있다.
  • 부가적인 개선사항으로는 Gyroscope, iPod Touch 4세대와 동일한 카메라, CDMA 지원 등이 있다.

디자인

  • 두께가 8.8mm로 30% 얇아졌다. 무려 iPhone 4보다도 얇다. 뒷면 유출 사진을 보고 안 사겠다고 한 사람이 있었는데, 두께를 보고 그 마음을 접었다고 한다. ㅋㅋ
  • 후면에 스피커 그릴이 생겼다. 완전한 유선형 디자인으로 하단에 스피커를 배치할 수 없게 되어, 후면 최하단에 스피커 그릴이 있다.
  • 베젤 색상이 블랙화이트 두가지로 제공된다. 사람들이 iPhone 4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화이트 색상을 iPad 2에서는 제공한다.

소프트웨어 (iOS 4.3)

  • 카메라 어플리케이션, Photo Booth 어플리케이션, FaceTime 어플리케이션이 추가되었다.
  • Smart Cover를 열고 닫으면 자동으로 잠금이 걸리고 풀린다.

iPad 2 등장의 의미

Apple iPad Event를 보면, 잡스가 유난히 ‘Post PC’ 라는 단어를 쓰는 것을 눈치챌 수 있다. iPad 1세대 발표때는 “멀티미디어 컨텐츠를 소비할 수 있는 새로운 플랫폼” 이라고만 발표했던 것과는 달리, 3월 2일의 잡스는 유난히도 “Post-PC” 라는 단어를 강조한다.

많은 사람들이 iPad를 구입하고 PC의 필요성을 잊고 있다고 한다. 지금의 iPad는 PC를 대체할만큼 완벽하지는 않다. 플래시를 지원하지 않는다거나, 여러개의 창을 띄워놓고 한번에 작업을 처리하기가 어렵다. 또한 왠지 PC와는 다르게 어플리케이션을 전환하는 도중 작업의 흐름이 끊긴다. 반쪽 멀티태스킹의 단점이다.

iPad 2가 PC가 될 수 있을까

하지만 이번 Apple iPad Event때는, 두 가지 어플리케이션이 iPad용으로 발표되었다. GarageBandiMovie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iLife의 iOS 포팅은 iPhone 4부터 예견되어왔던 일이었다. iPhone 4용 iMovie가 출시되면서, 애플이 기타 iLife 시리즈(GarageBand, iPhoto 등)을 출시할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다. iPhoto는 iPad의 ‘Photos’ 안에 슬라이드 쇼나, Places 같은 기능으로 녹아들어갔다. 그리고 마침내 iMovie와 GarageBand for iOS(iPad)가 출시되었다.

Mac의 번들 소프트웨어가 점점 iOS로 포팅되기 시작한다. iPad의 브라우저는 Nitro 엔진을 채용하면서 강력해졌고, iOS의 멀티태스킹은 안정적으로 변해가고 있다. 물론 PC의 모든 작업을 iPad로 옮길 수 있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가 컴퓨터를 사용하게 되는 주된 작업 - 인터넷, 메일 체크, 음악듣기, 영화보기 등 - 는 충분히 iPad로 할 수 있다.

우리 학교에서는 앞으로 선생님들에게 노트북 대신 iPad를 제공한다고 한다. 전자칠판 기능도 되고, 가볍고, 어디서나 자신의 컴퓨터에 접속할 수 있기 때문에 별 지장이 없기 때문이다. $999 정도 하는 꽤 비싼 랩탑을 사는 것보다 $499 정도 하는 라이트한 태블릿을 선호하는 유저층이 증가하고 있다. 새로운 컴퓨팅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만약 PC의 기능을 정 써야 한다면, 원격 접속을 위한 장비로 사용할 수도 있다. RDP나 VNC 세션에 접속하면, PC의 소프트웨어를 활용할 수 있다. 여러 사람이 사용가능한 서버를 열어두고 iPad를 구입하여 접속하면, 그것도 나름대로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학교 선생님들의 컴퓨터에 RDP 터미널을 구축했고, 각각의 데스크톱을 가질 수 있게 구축해 놓았다. RDP 세션과 iPad 사이의 파일 동기화는 KT uCloud를 사용한다.

Smart Cover

애플이 이번 iPad를 출시하면서, 악세서리 치고는 꽤 오랜 시간동안 설명한 것이 있다. 바로 Smart Cover. 때밀이 수건이다, 욕실용 악세서리다 하는 의견이 많지만(…), 거치대로는 최강의 악세서리가 아닐까. 착 붙이고, 아무렇게나 접어서 거치하면 끝이니까 말이다.

결론

장기적으로 사용자가 쓰게 될 미래의 컴퓨터의 원형은 iPad 같다. 클라우드로 모든 데이터를 옮기고, 인터넷 접속과 디스플레이만이 가능한 장비로 모든 컴퓨팅을 해결 할 수도 있을 듯 싶다. 먼 미래의 이야기일 것 같지만 Post-PC라는 단어의 선택이 보여주듯 애플은(아니, 잡스만?) iPad 2가 Post-PC가 될 것이라고 확신하는 것 같다. 결과는 두고 볼 일이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