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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을 쓰게 된 계기

흔히 저를 맥 올드비라고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저도 2008년도까지는 윈도만 썼고, 많은 애착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주로 했던 일은 AutoIT 스크립트와 Thinstall 등으로 무설치 프로그램을 제작해서, BartPE 시스템에 올려 사용하는 등의 작업이였습니다. 이전까지 컴퓨터 수리를 많이 나가는 탓에 그 과정을 단순화시킬 필요가 있어서였죠. 또 테마에 은근히 많이 집착해서 윈도 테마를 갈아엎고, 직접 테마를 만들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2008년에 접한 해킨토시는, 저에게 큰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비록 AMD 애슬론 프로세서에서 돌아가는 느려터진 시스템이었지만, 당시 윈도를 썼고 리눅스의 존재만 알고 있었던 저에게는 꽤나 색다른 경험이였죠. 그 이후로 새 윈도 시스템을 구축했을때도 이러한 점을 감안하여 최대한 해킨토시 친화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기에 이르렀습니다.

2009년말, 케이머그에서 Mac Mini를 구입하였습니다. 제 첫 Mac이였죠. Mac Mini는 그때 사용하던 윈도 시스템보다 사양이 떨어졌지만, 신기하게도 제가 하는 작업에는 큰 지장을 주지 않았습니다. 영상편집이나 게임 등의 가끔 하는 작업을 빼면 거의 코드 작성이나 블로깅 등이였으니까요.

2010년에는 MacBook을 장만했다가 처분하고 MacBook Pro로 넘어갔습니다. 그때 장만한 MBP를 지금도 사용하고 있구요. 이제는 영상편집도 MBP에서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물론 1080i 정도 되는 영상들은 따로 옮겨서 편집하지만요. 윈도를 사용하는 비율도 매우 낮아졌습니다. 초기에는 VMWare에 많이 의존했었는데, 지금은 홈택스나 기타 ActiveX가 필요할때만 Parallels를 켭니다. 인터넷 뱅킹도 스마트폰으로 하거나 맥용 클라이언트를 다운받아서 처리하구요.

지금 와서 느끼는 윈도우의 공백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코드를 작성할때 화면을 분할하기 편한 에어로 스냅(Aero Snap), 여러 강력한 편집기 등.. 지금도 에어로 스냅이 그리워서 BetterTouchTool에 있는 비슷한 기능을 켜놓을 정도니까요. 하지만 지금 윈도로 돌아가라면 전 못 돌아갈 것 같습니다. (…)

여담이지만, Mac을 사용한 이후로 정품 소프트웨어의 사용률이 늘었습니다. VMWare, Parallels같은 가상화 툴부터 Coda(제가 산 어플리케이션 중에 제일 비싼 것 같네요), Transmit, Espresso 등.. 꽤 많은 툴을 돈 주고 산 것 같네요. 같은 사용자 경험과 기능을 주는 윈도우용 어플리케이션이 없어서 사게 되는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