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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nku Lee

Chrome OS, Chromebook에 대한 생각

Chrome OS가 처음 나왔을때 내 생각은, “너무 일찍 나왔다” 라는 생각뿐이였다. Google이 웹 오피스 환경을 제공하고, GMail을 제공한다고는 하지만,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 내 생각이였다. 다른 많은 분들도 아직은 시기상조가 아니냐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이제 막 클라우드 개념이 퍼져나갈 시기였고, 유저들은 토런트를 사용하고 있었다. 미디어 라이브러리는 C:/Users/User/Music 에 저장되어 있는 것이 기본이였고, 하드디스크를 테라바이트 단위로 운영하는 사람들도 꽤 있었다.

물론 웹이 주목받고 HTML5니 WebGL이니 새로운 웹 기술이 등장하여 웹 시대를 꿈꾸던 개발자들의 장밋빛 전망은 존재했지만, 당장 모든것을 웹으로 옮기기는 힘든 시기가 바로 이 때였다. Google이 Chrome OS의 태블릿 프로토타입과 위에 있는 컨셉영상을 공개했을 때에, 난 구글이 또 하나의 실험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실용화 단계는 아니지만, “우리는 이런 것도 한다” 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그런 실험 말이다.

그 이후 Chrome OS 소스코드가 공개되고, PC에서 구동 가능한 버전도 속속 출연했다. Parallels와 VMWare는 Chrome OS를 돌릴 수 있는 가상 이미지를 제공하기 시작하였다. 구글도 Cr-48 파일럿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Chrome OS에 대한 유저 피드백을 받기 시작하였다. 다만 Cr-48 파일럿 프로그램은 외국에서만 운영되어서, 국내 유저들은 가상머신이나 라이브 이미지로 체험하는 수밖에 없었다.

운좋게도 올해 2월쯤 Cr-48을 만져볼 기회가 생겨서, 잊고있던 Chrome OS에 대한 환상이 다시금 떠올랐다. 가상머신으로는 물론 써보았지만, Chrome OS를 위해 특별히 제작된 랩탑은 어떤 느낌일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랩탑을 여는 순간 굉장히 빠른 속도로 부팅이 진행되었고, 곧 로그인 스플래시 화면이 나왔다. Google Account로 로그인을 할 수 있었으며, 로그인이 완료된 후 나를 반겨준건 설정 화면이 아니였다. 이전에 Chrome 브라우저에서 사용하던 북마크, 익스텐션 등이 바로 이전되어 있었다. 정말이지 깜짝 놀랐다.

그때의 느낌을 말하자면, 마치 “이것이 클라우드다!” 라고 과시하는 구글의 모습을 본 듯한 충격이였다. 비록 내가 싫어하는 Adobe Flash가 들어가 있긴 했지만, 랩탑이나 데스크탑에서 느꼈던 웹 경험을 그대로 가져왔고, 속도도 쓸만했다. 다운로드도 클라우드 스토리지에 가능했기에 불가능한 작업은 거의 없었다. 영상 편집은 animoto 등으로 간단하게 가능하고, 문서 작업은 Microsoft Office Live나 Google Docs로, 프리젠테이션은 Prezi로 할 수 있었다. 아쉬운건 게임 정도? WebGL이 보편적으로 쓰이지 않았기 때문에 3D 게임은 즐길 수 없었고, 그나마 즐길 수 있는 건 Facebook의 소셜게임 같이 Adobe Flash를 사용하는 게임들이였다.

그렇게 시간이 지났고, 간간히 들려오는 소식으로는 Honeycomb(Android) 팀과 Chrome 팀이 경쟁하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사실상 두개의 팀이 분리되어 있었으므로, 중복된 분야에서 경쟁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였다. Android 제품군으로는 Motorola Xoom이 출시되었고, 갤럭시 탭 10.1이 발표되었다. 반면 Chrome OS에 대한 소식은 없었다.

오늘(한국 시간으로 2011년 5월 12일), Google I/O 컨퍼런스에서 Chrome OS에 대한 새로운 소식이 들려왔다. 바로 Chromebook에 대한 이야기였다. Samsung이나 Acer 등 다양한 제조사가 참여한 Chromebook은, Chrome OS를 얹은 랩탑이였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였지만, 다시 들려온 소식에 기쁘지 않을 수 없었다.

Chromebook은 렌탈 서비스 등 기존 PC에 비해 정말 저렴한 가격대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위 영상에서 말하는 것과 같이, Chromebook은 “인터넷 그 자체” 이다. 오직 인터넷을 위하여 제작된 기기인만큼, 가격이 비쌀 필요도 없고, 비싸서도 안되었다. 일단 가격적인 부분이나 정책적인 부분에서는 잠재적인 고객을 많이 확보했다고 할 수 있다.

글 중간에 말했다시피, Chrome OS의 가장 약한 부분은 게임이였다. 소셜게임 등 간단한 게임밖에 즐길 수 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하지만 이번에 WebGL로 개발된 Roxio사의 Angry Birds가 Chrome 웹 스토어에 올라가면서, 그런 걱정도 많이 줄어들었다. 물론 WebGL을 이용한 게임시장이 많이 활성화 된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그것도 엄청난 판매를 이루어낸 인기게임이 출시되었다!) 의미가 있다.

또한 클라우드 환경도 많이 개선되었다. Microsoft Office Live는 매우 발전하여 왠만한 문서작업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개선되었고, 국내에서도 KT 유클라우드나 네이버 N드라이브와 같이 클라우드 스토리지가 늘어나고 있다. 사진은 Picasa나 Flickr에 보관하고, Google Movies에서 영화를 빌려볼 수도 있다. 음악 라이브러리를 날릴 염려 없이 Amazon Cloud Player나 Google Music에 올림으로써 언제 어디서나 어떤 방법으로든 음악을 들을 수 있게 되었고, 크롬 웹 스토어에는 Chromed Bird나 TweetDeck과 같은 소셜 네트워킹 클라이언트도 많이 증가하고 있다.

사람들은 인터넷에서 논다. 워크스테이션 급 작업이나 게임 등을 제외하면, 컴퓨터 사용의 90% 이상은 인터넷에서 소비한다고 할 수 있다. Chrome은 사용자층이 급속도로 늘어가는 브라우저이고, 그 속도도 빠른 버전업을 거쳐가면서 더욱 빨라지고 있다. 또한 Firefox만큼은 아니지만 충분한 익스텐션을 가졌으며, 무엇보다 가볍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주는 것은 무엇일까?

내 생각에는 Chromebook(혹은 Chrome OS)가 단순히 “리눅스에 브라우저만 얹은 것” 이 아니라, 우리가 사용할 궁극의 컴퓨터가 지향하는 바를 나타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것이 클라우드에서 이루어지는 컴퓨터. 잃어버려도 데이터는 항상 존재하고, 재부팅의 연속인 업데이트를 진행할 필요가 없다. 귀찮은 절차를 모두 생략하고, 우리가 필요한 작업을 모두 수행할 수 있다는 점. 그것이 정말 큰 매력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