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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ku Lee

포시즌스 서울

호텔 1층의 라운지 카페, 마루

호텔 1층의 라운지 카페, 마루

몇 주 전, 포시즌스 서울을 다녀왔습니다. 작년에 해외 출장을 많이 다녀 맘 놓고 푹 쉴 수 있는 기회가 적었는데, 마음이 맞는 친구와 이야기를 하다가 2박 정도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올해 여행 관련 업계는 그야말로 폭풍전야죠. 포시즌도 영향을 많이 받았는지 평소에는 상상하기 힘든 패키지를 출시했습니다. 객실 요금의 50%를 호텔 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크레딧으로 주는 것이었는데, 포시즌스의 가장 낮은 등급 객실의 가격이 1박 40만원대니까 최소 20만원어치를 식당이나 스파 등에 사용할 수 있는거죠. 보통 높은 등급의 호텔로 가면 숙박비와 맞먹는 금액을 부대시설에 쓰게 되니 이만한 기회는 놓칠 수 없었습니다.

또 하나의 특전은 24시간 숙박이었는데요, 보통 오후 3시쯤 체크인해서 정오에 체크아웃하는 것이 아닌, 체크인 시간부터 24시간 숙박하게 해 주는 혜택입니다. 일부 멤버십 프로그램에서 우수 고객에게만 제공하는 특전이라 한번도 받아본 적이 없는데, 조금 더 여유롭게 머물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체크인 후 첫날

호텔 1층 체크인 공간 옆.

호텔 1층 체크인 공간 옆.

호텔까지는 타다 프리미엄을 타고 도착했는데, 어느정도 등급이 되는 호텔인만큼 발렛 직원분이 문을 열어주고 수하물을 가져가셨습니다. 일행이 올때까지 시간이 남아 1층 마루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기다리다, 오후 8시쯤 체크인을 했습니다.

연휴가 끼어 평소보다 혼잡했지만 친절하게 맞아주시는 체크인 담당 직원분. 원래는 스위트 객실 중 가장 낮은 등급인 스튜디오 스위트로 예약했는데, 일반 예약 가능한 스위트 중에서는 가장 높은 팰리스 뷰 이그제큐티브 스위트로 업그레이드를 받았습니다. 남자 두 명이 올 줄은 몰랐는지 직원분이 당황하셨지만, 이런 기회를 놓치긴 싫어서 추가 침대가 가능하냐고 물어보니 거실의 소파를 소파베드로 바꿔주셨습니다. 키카드를 받고 객실로 올라가는데, 혼잡해서 그런지 예상하고 있던 객실 투어는 따로 없었습니다.


들어가보니 한 쪽으로는 광화문 광장이 내려다보이고, 다른 쪽으로는 청계천쪽 건물이 보이는 멋진 뷰. 스튜디오 스위트의 침대 2개를 트레이드한 가치가 충분히 있었습니다. 외교부의 높은 건물 너머 저 멀리에는 희미하지만 청와대도…! 다만 밤에는 전망이 아주 잘 보이지는 않다보니 낮에 제대로 구경하기로 하고, 허기진 배를 달래보기로 합니다.

보통 호텔에서 룸서비스를 시킨다고 해도 단품메뉴 하나 정도를 시키기 마련인데, 이번에는 일행 한 명에 놀러온 한 명까지 총 세 명이 있었고, 크레딧으로 받은 군자금도 넉넉해서 마음껏 욕심을 부리기로 했습니다. 일반적인 룸서비스 메뉴를 위주로 주문했는데, 역시나 모든 메뉴가 맛이 좋았습니다. 물 대신 국화차를 주는 것이 특이했네요.

배달시킨 룸서비스 트레이

룸서비스 트레이가 가득 차는건 처음 봤다

식사를 하니 시간이 많이 늦었고, 같이 온 친구도 오랜 시간 동안 운전을 마치고 와서 피곤하다보니 첫날은 일찍 마무리했습니다. 2박 일정이다보니 서로 소파베드와 침대를 번갈아가면서 쓰기로 했는데, 첫 날에는 제가 소파베드에서 잤습니다. 일반 매트리스보다는 더 많이 푹 꺼지긴 했지만, 그래도 침구류의 힘인지 제가 써 본 다른 소파베드보다는 훨씬 편안하더군요. 아쉽게도 사진은 없습니다.


둘째날

다음날에는 조식을 포기하고 늦잠을 선택하기로 했습니다. 10시쯤 느지막하게 일어나서 창 밖을 보니, 밤에는 불이 꺼져 볼 수 없었던 경복궁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

경복궁 뷰

거실 뷰. 이런 풍경을 객실에서 보는 호사라니

청계천 초입 뷰

침실에서는 청계천 초입이 눈에 들어온다

일어나서 바깥을 구경하다가 아침 점 점심 식사를 하기 위해 나섰습니다. 길을 건너 바로 있는 꽤나 유명한 광화문국밥에 갔는데, 맑은 국물이 느끼하지 않고 깔끔해서 잘 먹었습니다.


잠시 스타벅스에 들렀다 객실로 다시 돌아오니 방 정리가 되어 있었습니다. 거실에 놓여있는 과일 어매니티도 다시 채워졌는데, 스위트 객실에만 제공되는 서비스인지는 잘 모르겠네요. 아무튼 평소에 생과일로 먹을 일이 잘 없는 망고도 놓여있고, 따로 간식을 사오지 않아도 과일이 있어서 좋았습니다.

팰리스 뷰 이그제큐티브 스위트의 거실

팰리스 뷰 이그제큐티브 스위트의 거실. 웰컴 과일은 매일 채워졌다.

객실로 돌아와서 같이 놀러온 친구의 블로그를 다른 서버로 이전하는 작업을 도와주었습니다. 사실 호텔을 잡은 것도 같이 여유있게 작업을 할 수 있어서인데, 제대로 된 책상이 있어서 이 또한 편안하게 할 수 있었네요. 이전에 갔던 페어필드 같은 비즈니스 호텔은 일할 곳이 없어서 난감했었거든요.

기분 전환을 할 겸 호텔의 코리안 사우나에 내려갔습니다. 코리안 사우나가 뭐지 싶었는데, 이름을 멋들어지게 붙여서 그렇지 실제로는 공용 목욕탕입니다. 원래는 투숙객도 5만원 정도의 입장료를 내야 들어갈 수 있지만, 스위트룸을 예약했기 때문에 무료로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사우나는 ‘포시즌스 클럽’ 이라는 이름으로 수영장과 피트니스 클럽과 붙어 있는데, 여기 회원권이 억대로 비싸다고 해서 화제가 된 적이 있었죠. 몇 걸음마다 항상 트레이닝복, 수건, 생수가 비치되어 있는걸 보고 고객이 불편함을 느낄 요소를 전부 없애버렸다는 느낌이었네요. 객실에도 없는 다이슨 슈퍼소닉 드라이어랑 다이슨 선풍기가 여러 개의 거울 앞에 하나씩 비치되어 있는 것도 대단했습니다. 목욕탕 내부도 매우 고급스러웠는데 아무래도 호텔 내 시설이다보니 규모가 무척 크고 하지는 않았고… 사진 촬영을 할 수는 없었지만 지금까지 방문해 본 헬스장이나 사우나 중에서도 최상의 시설이었고, 붐비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아 좋았습니다.


그 후에는 저녁 전까지 쭉 객실에 머물렀습니다. 보통 어딘가 놀러가서 좋은 호텔에 묵더라도 실상 밖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기 마련인데, 이번에 묵으면서는 객실에서 많은 시간을 편안하게 보낸 것 같습니다.

침실

침실. 한국 전통 느낌을 접목했지만, 낡은 느낌이 들지 않게 현대적으로 잘 녹여냈다.

둘째날 저녁식사, 유유안

저녁식사는 호텔 내 중식당 유유안에서 먹었습니다. 한국 내 중식당으로는 최초로 미쉐린 원스타를 받고, 2020년까지도 계속 유지하고 있습니다. 식당으로 가는 엘리베이터는 객실로 가는 엘리베이터와 분리되어 있어, 1층까지 내려와서 다른 엘리베이터로 갈아타야 합니다.

실내는 매우 고급스러운 분위기였습니다. 객실에서와 비슷하게, 전통적인 요소를 접목하려고 노력했지만 현대적인 미는 잃지 않은 인테리어가 좋았습니다. 입구에 앉아서 그럴수도 있는데, 굉장히 소수의 손님을 위해서 공간이 구성된 것 같은 느낌을 받아 조용한 분위기에서 식사를 할 수 있었네요.

메뉴는 북경오리 테이스팅 코스로 골랐습니다. 제대로 된 북경오리를 먹어본 적도 없고, 무엇보다 다른 저녁 코스의 가격이 몇 배 비싼 것도 한몫 했습니다..

상차림과 식전주

상차림과 식전주. 젓가락이 두 개 놓여 있는데, 호박색의 젓가락은 나눠먹는 음식을 옮겨담을 때 쓴다고 한다.


코스의 하이라이트인 북경오리 반마리는 테이블 앞까지 카트를 끌고 와서 직접 잘라 주십니다. 첫 번째 조각으로는 밀전병과 고명을 넣어 직접 쌈을 만들어 주시고, 그 이후로 나오는 고기로는 직접 만들어 먹으면 됩니다.

북경오리 카트

테이블 앞에서 바로 잘라 주신다.

쌈 이후에는 남은 북경오리를 이용한 양상추 쌈이 나왔습니다. 불고기 스타일로 나오기 때문에, 같은 쌈이라도 다른 재료로 다른 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북경오리 양상추 쌈

다른 형태로 오리 쌈을 맛볼 수 있다.


이후 요즘 트렌드를 반영했는지 마라 볶음이 나왔고, 그 이후에는 식사의 마무리로 볶음밥을 먹었습니다. 얼얼한 맛이 살아있고 크게 매콤하지는 않았지만, 일행은 역시나 그 얼얼한 맛이 입맛에 맛지 않는지 좋아하지 않았네요.

마지막에는 디저트로 마무리. 케이크에 들어간 꿀이 은은해서 너무 달달하지 않아 좋았습니다.

과일과 꿀 케이크

디저트인 과일과 꿀 케이크

코스 중 눈길을 끄는 엄청 화려한 요리가 있진 않지만, 북경오리를 코스와 함께 비교적 합리적으로 맛볼 수 있다는 점에서 좋았습니다. 역시 호텔 식당답게 전문적인 서비스를 해 주셔서 편안하게 식사를 할 수 있었네요.


식사를 마치고 한 숨 돌릴 겸 호텔 밖으로 나왔습니다. 5분만 걸어나오면 경복궁 근처를 걸을 수 있다는 점도 좋았네요.

광화문의 밤

광화문의 밤.


객실로 돌아가기 전, 호텔 지하 1층에 있는 찰스 H. 바를 방문했습니다. 특이하게도 별다른 표시가 없는 비밀 입구로 들어가야 하는데, 금주령이 있던 시대에 몰래 영업을 하는 데서 유래한 스픽이지(speakeasy) 컨셉의 바라고 합니다. 저나 같이 간 일행이 술을 잘 안 마시는 탓에, 한두잔만 가볍게 하고 나왔습니다. 투숙객이 아니면 커버차지가 있다고 하네요.

Charles H. Bar

객실로 돌아오니 턴다운이 되어 있었습니다. 최고급 호텔들은 보통 객실 정리를 낮에 한 번, 저녁 식사 중에 한 번 해주죠. 저녁 턴다운에서는 이불을 정리해주고 수건을 교체해주는 등의 간단한 서비스를 해 주는데, 포시즌스 호텔은 들어올때마다 작은 배려가 눈에 띄었습니다. 침대 옆에 생수와 유리컵을 놓아즌 건 기본이고, 노트북을 두고 갔더니 액정 클리너를 주고 가는가 하면, 와인 등을 시원하게 하기 위한 얼음통을 채워주고, 포시즌스 브랜딩이 되어있는 케이블 타이로 선을 정리해 주기도 합니다. 이틀 이상 묵으면 역시 이런 서비스를 더 경험하게 되어서 좋습니다.

마지막 날, 더 마켓 키친 조식

마지막 날은 조금 일찍 일어나서 조식을 먹었습니다. 조식은 지하 1층 더 마켓 키친에서 제공되는데, 연휴라 그런지 비교적 사람이 많았습니다.

자리에 앉으면서 눈에 띈 것은 투명한 바닥입니다. 호텔 공사 중 조선에서 일제강점기 시절까지의 유물이 발견되어, 이를 보존하고 전시하기 위해 바닥을 투명하게 했다고 합니다.

부페의 음식 종류는 있을 건 다 있었고, 호텔의 수준에 맞는 완성도였지만 어딘가 매우 특별한 점은 없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는 호텔 근처에 있는 청계천을 걸었습니다.

청계천

이제 여름이라고 날씨가 습해졌다. 그래도 물가를 걷는 건 기분이 좋아지는 일.

우연히 경험하게 된 앰배서더 스위트

호텔로 돌아와서 씻고, 일행은 전날 가보지 못한 코리안 사우나와 피트니스 센터를 방문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저 혼자 객실에 남아있었는데, 그때 말 못할 문제가 하나 생기고 맙니다. 블로그에서 이야기를 하긴 좀 그렇지만, 바로 호텔 프론트에 연락을 했고, 객실 관리 담당자 분께서 바로 객실을 옮길 수 있도록 조치해 주셨습니다. 담당자님과 따로 오신 직원분과 짐을 열심히 정리하여 새로운 객실로 옮겼는데, 팰리스 뷰 이그제큐티브 스위트보다 한 단계 높은 앰배서더 스위트 객실이었습니다.

포시즌스 서울의 객실은 룸, 스위트, 스페셜티 스위트로 나뉘는데, 스위트 등급의 객실까지는 웹사이트에서나 여행사를 통해 예약이 가능하지만, 스페셜티 스위트는 이렇게 예약은 불가능하고 오로지 전화를 통해서만 예약이 가능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격 또한 무지막지하겠죠. 업그레이드 받은 팰리스 뷰 이그제큐티브 스위트가 1박에 90만원 정도 하니, 그보다는 훨씬 비쌀 겁니다. 그래서 이 객실은 아마 제가 나중에 경험해 볼 일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거실에는 다이닝 테이블과 싱크대가 구비된 미니바, 작업용 테이블, 그리고 소파와 TV가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침실에 있는 메인 화장실과는 별개로 샤워실이 구비된 별도의 화장실 또한 마련되어 있습니다. 이미 거실 사이즈만으로도 5성급 호텔의 디럭스 룸을 넘어버릴 것 같이 무지막지한 크기였네요.

입구에서 먼 거실

일반 룸, 스위트와 다르게 하만카돈 사운드바와 우퍼가 연결되어 있다. 널찍한 소파가 있어 다이닝 테이블보다는 여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공간.

망원경

낡아보이지만 실제로 동작하는 망원경 또한 설치되어 있다. 망원경이 향하는 쪽을 따라가면 남산 타워가 보인다.

침실에서는 무려 남산타워가 창밖으로 보였습니다. 인테리어 또한 일반 스위트의 그것과는 조금 달랐는데, 매우 넓은 파우더룸을 비롯해 풋스툴이 있는 소파가 구비되어 있었습니다.

침실

잠에서 깨면 바로 남산 타워를 볼 수 있다니...

스페셜티 스위트 객실의 차별화는 군데군데에서 느껴졌는데, 거실에 있는 사운드바 뿐만이 아니라 은근히 많은 곳이 달랐습니다. 소파의 종류라던지, 비데 모델이 조금 좋다던지, 샴푸 등의 어매니티 브랜드가 다르다던지, 화장실 대리석 마감재가 다르다던지…

욕실

다른 객실과는 다른 대리석 마감재. 톤이 너무 어두워서 내 취향은 아니었다...

아까 발생한 문제를 수습하고 숨을 좀 돌렸습니다. 이전에 머물던 객실은 따로 전용 오디오 시스템이 없어서 노트북으로 음악을 듣고 있었는데, 앰배서더 스위트에 설치된 사운드바로 음악도 들었습니다. 솔직히 사운드바 정도는 낮은 등급이라도 좋으니 일반 객실에도 설치해주면 좋을텐데 말이죠. 소리가 확연히 차이가 납니다.


아침을 거하게 먹어서 점심 식사는 따로 안 했는데, 중간에 1층 커피숍에 다시 방문하여 간단한 오후 커피 타임을 가졌습니다. 탐나는 보덤의 이중 유리잔에 담긴 카푸치노와 딸기 쇼트케이크.

마지막 날 저녁식사, 아키라 백

이리저리 시간을 보내다 보니, 벌써 8시 체크아웃 전의 마지막 일정, 저녁 식사를 할 시간입니다. 저녁 식사는 포시즌스 호텔 내의 일식당, 아키라 백에서 했습니다.

아키라 백 전경

입구 근처의 스시 테이블과 바를 지나면, 높은 층고의 메인 다이닝 홀이 나온다.

두 개의 층을 한꺼번에 쓰는지 층고가 매우 높았는데요, 이러한 높은 층고와 천장의 자연 채광이 합쳐진 인테리어가 모던 일식당이라는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대변해주는 것 같아 좋았습니다.


주문한 코스는 정식 일식 코스. 헤드셰프의 아이덴티티는 퓨전 일식에 가까운 것 같지만, 일행도 일식 정식을 먹어본 적이 없다고 하여 주문했습니다.

전채요리의 구성은 나름 괜찮았지만, 연속으로 나온 메뉴 일부에서 시큼한 맛이 겹쳐서 조금 질리기도 했습니다.

튀김은 느끼하지 않고 깔끔했고, 메인인 스테이크는 소스와 곁들여져서 부담없이 맛있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식사는 여러 가지 중 고를 수 있었는데, 초밥을 골랐고 나름 괜찮았습니다. 내심 일본 현지의 오마카세 식당처럼 특별한 장국을 기대했지만 평범했습니다. 마지막은 디저트로 마무리.


전반적인 구성이나 맛은 모두 좋았지만, 그렇다고 여기에서만 먹을 수 있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습니다. 일본 현지에서 식당을 너무 많이 다녀서 그런걸까요… 추후에 아키라 백에 다시 와서 조금 퓨전이 가미된 코스(Greatest Hits)를 시켰는데, 이쪽은 확실히 개성도 살아있고 코스의 흐름도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혹시나 방문하실 일이 있으면 정도를 벗어나 퓨전 메뉴로 모험을 해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밤이 되고, 어느새 실내는 또다른 느낌으로 바뀌었습니다. 이제 떠날 시간까지 얼마 남지 않았네요.

체크아웃

마지막 시간을 즐기기 위해 다시 객실로 올라왔습니다. 두 면이 창문으로 둘러싸인 덕에 밤의 분위기 또한 객실에 더 많이 스며듭니다. 짐을 대강 정리해놓고, 마지막에는 멋진 음악을 들으면서 편안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앰배서더 스위트의 밤

그 사이 턴다운 서비스가 되어 있어 과일이나 생수가 다시 채워졌다.

세종대로 사거리

세종대로 사거리가 한 눈에 내려다보인다.


짐을 끌고 1층으로 내려가 체크아웃을 진행했습니다. 자연스럽게 발렛 파킹 직원이 같이 온 친구의 차를 꺼내오는 동안, 낮에 있었던 일을 해결하기 위해 도와주신 이고은 객실부 이사님과 잠깐 대화를 나눴습니다. 체크아웃은 몇 분만에 끝나고, 차를 타고 집으로 향했습니다.

짧다면 짧은 3일이 훌쩍 지나갔습니다. 좋은 기회를 잡아 예약을 결정하게 되고, 첫 방문부터 업그레이드가 되면서 무척 좋았는데, 마지막을 이렇게 끝낼 줄은 누가 알았을까요.

이번 휴가는 국내 호텔에 대한 선입견을 깨는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국내 다른 호텔을 방문했을 때에는 서비스가 별로거나 기계적이라는 인상을 종종 받곤 했는데, 지금까지는 보다 상황에 대한 이해가 있는 내국인에게는 조금 덜 친절한게 아닐까 막연하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기존에 제가 갔던 한국 호텔이 서비스가 적은 비즈니스 호텔이라는 점도 확실히 있던 것 같고, 포시즌스 호텔 정도의 등급에서는 내국인 외국인 상관 없이 친절한 서비스를 기대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런 점에서는, 낮은 등급 호텔을 자주 이용할 바에는 좋은 호텔을 가끔 가는게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가격대가 가격대인만큼 자주 올 수는 없지만, 그래도 조만간 다시 찾고 싶어지는 포시즌스 서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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