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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2021

광교호수공원

광교호수공원
서울에 살 때도 한강이 그리 멀지 않은 위치에 있었지만, 도시가 감싸고 있는 호수공원은 또 다른 느낌을 준다.
Leica Q2

코로나 이후 두 번째로 맞이하는, 그래서인지 그냥 흘려보내기에는 너무 아까웠던 작년의 가을. 이사를 막 마친 직후라 집에 있기만 해도 기분 전환이 되었지만, 그래도 사진을 찍지 않고 넘어가자니 아쉬운 마음만 들었습니다. 지난 사진을 넘겨보다 보니, 나름 이곳저곳을 다니려고 애쓴 흔적이 깃든 몇 장을 소개합니다.

울산 간월재

울산 간월재와 신불산

간월재, 그리고 신불산

가을스러운 풍경을 간직한 곳이 어딜까 생각하며 제주도나 다른 여러 목적지를 찾아보다, 울산 간월재에 눈길이 갔습니다. 울산은 한 번도 가본 적이 없기도 했고, 적당한 등산도 같이 할 수 있으니 잡생각을 털어낼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죠. 바로 다음날 출발하는 기차를 예약하고, 1박 2일의 일정으로 다녀왔습니다.

울산 간월재

초심자를 위한 등산로(사슴농장 코스)로 가야 할 걸, 경사가 훨씬 급격한 다른 등산로(천주교 순례길)로 와 버렸다.

헥헥거리며 잘못 올라온 등산로의 끝에는 고지대에 펼쳐진 억새밭이 있었습니다. 가을의 끝자락이었기 때문에 완전한 황금빛보다는 조금 빛이 바랜 색이었지만, 세차게 부는 바람과 그에 따라 흔들리는 억새를 보면서 갑작스럽게 울산에 온 것은 역시 좋은 결정이었다 싶었습니다.

일부러 일정을 촘촘하게 잡지는 않았는데, 다음날 가볼 만한 곳이 있을까 찾아보니 매우 넓은 대나무 숲이 태화강 국가정원이라는 곳에 있더군요. 태풍 마이삭의 영향으로 대나무가 이리저리 기울어지기도 했지만, 교토 아라시야마의 대나무 숲과는 다르게 방문객도 넘쳐나지 않아 여유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태화강 십리대밭

이튿날 들렀던 태화강 국가정원에 있는 십리대숲.

수원

수원 화성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서울에서 경기도로 다시 이사를 왔습니다. 약 8년 정도 직장 근처인 강남 부근에서 살았는데, 경기도로 다시 오니 새로운 동네는 새로운 볼거리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수원 화성은 이전에도 몇 번 왔지만 그래도 전보다는 오기에 부담이 없는 거리가 되어 좋네요.

수원 구도심에 있는 효원공원이라는 공원 내에, 독특하게도 월화원이라는 정원이 있었습니다. 중국식 정원의 양식으로 조성이 되어 있는데, 경기도와의 교류로 실제로 중국에서 건설진을 파견하여 광둥식으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가을을 위해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정원 곳곳이 다양한 색으로 물들었고, 이국적인 건축 양식 또한 눈에 들어와 좋았습니다.

효원공원 월화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