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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nku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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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OSAKA

OSAKA 2012 - DAY 2

기상

첫 날에 꽤 바쁜 스케쥴로 움직였지만 신기하게도 아침 7시에 눈이 떠졌다. 옷가지를 주섬주섬 챙겨 샤워를 하고, 짐을 챙겨서 숙소 1층으로 향했다. 2012년에 샌프란시스코에서 airbnb를 이용했을 때는 샐러드나 빵 같은 간단한 요깃거리를 전날 사가지고 와서 아침에 먹곤 했는데, 이번에는 아무래도 많은 여행객이 묵는 게스트하우스 느낌의 숙소여서 그런지 조식을 제공하였다.

아침 식사

1층에 마련된 테이블에는 빵과 음료, 그리고 과일이 준비되어 있었다. 일반적인 호텔의 조식 뷔페처럼 다양한 종류의 식사가 준비되어 있는 건 아니었지만, 이것 또한 새로운 경험이라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오사카 지하철인 사카이스지선을 타고 숙소가 있는 신이마미야역에서 미나미모리마치역으로 이동했다. 미나미모리마치역에는 텐진바시스지 상점가가 위치해 있는데, 상점가를 쭉 둘러보는 것을 관광객들에게 장려하기 위해서 완주 기념 상장인 ‘만보장’ 이 존재한다. 이 텐진바시스지 상점가는 1가(丁目)부터 7가까지 2.6km가량 이어져 있는 일본의 최대 길이 상점가라고 하는데, 줄줄이 늘어선 가게들을 구경하는 것도 여행의 재미 중 하나여서 걸어서 완주를 도전해보기로 했다.

먼저 시작점에서 출발했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서류를 작성하기 위해 텐만구 신사로 향했다. 신사를 처음 와 보는 것은 아니라서 아주 신기하지는 않았지만, 신사에 상주하고 있는 무녀분들을 볼 수 있었다. 기념품 등을 파는 가판대에 이야기를 하여 만보장 도전 서류를 받고, 텐진바시스지 상점가로 향했다.

텐진바시스지 상점가 투어

숙소에서 아침을 먹긴 하였지만 허겁지겁 나온 터라 배가 고파졌고, 그 마침 상점가 입구에 있는 도토루 커피가 보여서 냉큼 들어갔다. 커피와 토스트가 같이 나오는 아침 세트메뉴를 주문하고 기다리면서 아침을 분주히 보내는 사람들의 모습을 지켜봤는데, 일본 회사원들의 아침을 엿볼 수 있었다.

고로케 전문 나카무라야

잠깐 휴식을 취하고 상점가 투어를 다시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미리 조사를 하고 왔던 고로케 집을 찾을 수 있었다. 저렴하고 맛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잔뜩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눈에 띄지 않는 가게라서 하마타면 지나칠 뻔. 일본의 고로케답게 꽤나 달달한 맛이었지만, 기름기도 없으면서 바삭바삭하게 잘 튀겨져서 한개를 금방 먹었다.

나카무라야의 고로케

텐진바시스지 상점가를 걸으면서 상점가 곳곳에 보이는 장식이 눈에 띄었다. 한국은 전통시장을 간다 하더라도 무언가 잘 꾸민 시장이라는 느낌을 받기는 힘들었는데, 일본의 상점가들은 이곳저곳 특색을 불어넣으려고 부단히 노력을 한 느낌이 확 들었다. 외관 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걷기 편하도록 도로도 꽤 넓고 간판도 정리가 잘 되어있는 듯, 한국의 시장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텐진바시스지 상점가

이곳저곳 둘러보고 상점가에 있는 아케이드도 들렀다가 어느새 완주 완료. 근처에 있는 작은 베이커리에 들어가 만보장을 받았다!

나니와노유 온천

동일한 길로 다시 텐만구 신사가 있는 미나미모리마치역으로 돌아가는 건 의미가 없으니 바로 다음 일정인 온천으로 향했다. 짧은 시간 내에 근교에 있는 제대로 된 료칸을 가기는 무리라고 생각되어, 오사카 주유패스가 있으면 무료로 입장이 가능한 온천인 나니와노유 온천으로 향했다.

나니와노유 온천

나니와노유 온천은 도심에 위치한 천연온천이었는데, 같은 건물 다른 층에는 파칭코가 들어서 있는 듯 외관상으로는 썩 기대가 가지 않았다. 온천 내부에서 사진은 찍을 수 없었지만, 노천 온천도 어느 정도 갖춰져 있는데다가 사람도 적어서,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이용할 수 있는 점이 좋았다. 더군다나 만보장을 막 마치고 나서인만큼 발이 아픈 상태여서 그런지 몰라도 굉장히 만족했다.

온천욕을 끝내고 나온 후 한국에서 못 보던 것이 보였는데, 바로 우유 자판기.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보던 바로 그것!

바나나 우유

온천 끝나고 나서 우유를 먹어야겠다고 생각은 했지만, 나오자마자 자판기가 있을 줄은 몰랐다. 우유 맛은 특별하게 차이가 있진 않았지만, 이러한 용기에 담긴 우유를 온천욕이 끝나고 먹는 것도 하나의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온천에서 전철역으로 향하는 길에 북오프를 들렀다가, 다음 목적지인 난바역으로 향했다.

난바역 도착

난바도 시영 지하철역인 오사카 난바역, 난카이선 난바역, JR 난바역이 뒤엉킨 아주 복잡한 지역이었다. 시영 지하철을 타고 도착한 후 출구 안내판을 보아도 어디로 가야할 지를 당최 알 수 없었다. 본격적인 투어를 시작하기 전 뭐라고 먹고 싶었기에, 이리저리 걷다가 규동집 나카우에 들어갔다. 대부분의 규동집처럼 식권을 구매하여 주문을 하는 방식이었는데, 당연하게도 모든 메뉴가 일본어로 되어 있어 그림을 보고 무엇을 먹을 지 결정해야했다.

식권 자판기

규동과 가라아게를 같이 시켰는데, 날계란이 같이 나왔다. 아마 서비스였던 듯.

식사를 마치고 난바 근처에 있는 덴덴타운 투어를 시작했다.

덴덴타운 투어

보통 오타쿠들의 성지라고 하면 아키하바라를 떠올리지만, 관서 지방에서 가장 유명한 곳을 꼽으라면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덴덴타운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덴덴타운은 아키하바라처럼 입이 떡 벌어지는 규모는 아니지만, 있을 건 모두 갖추고 아키하바라보다 다니기 편한 곳이었는데, 무언가를 사야겠다는 생각으로 온 것은 아니라 편하게 둘러보았다.

애니메이트 등 오덕한 굿즈를 파는 샵 근처에는 늘 전자상가가 있는 터라, 그 당시에는 한국에 아직 출시되지 않았던 아이폰 5도 구경할 수 있었다.

이곳 저곳 둘러보다가 게임 샵인지 알고 한 가게에 들어갔는데, 알고보니 고전게임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샵이었다. 고전게임이라고 해 봐야 게임보이용 카트리지 정도를 판매하는 곳이겠지.. 싶었는데, 무려 MSX용 팩도 판매하고 있었다! 그 중 몇개는 구하기가 힘든 팩인지 가격대도 꽤나 높았다. 번화가에서 이같이 오래된 팩을 비교적 쉽게 찾을 수 있다는 사실을 보고, 일본의 매니아 층의 다양성과 규모를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

MSX 게임팩들

우메다

덴덴타운을 이곳저곳 둘러보고, 또 이것저것 산 후에 우메다로 향했다. 저녁식사를 할 시간이었기에 인터넷에서 봐 둔 저가형 스시집 사카에(さかえ)에 도착했다.

사카에

아무래도 한정된 자금으로 온 여행이기 때문에 고급 스시집을 갈 생각은 하지를 못했지만, 그래도 저가형 스시집 중에서는 괜찮다는 곳을 정해서 오게 되었다. 생각보다 매장이 작았는데, 내부에 사람들도 적어서 쾌적하게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스시, 스시를 먹자!

스시를 먹고 향한 곳은 HEP FIVE. 쇼핑 센터이기도 하지만 7층에 있는 관람차로도 유명한 곳인데, 쇼핑은 생각이 없었고 관람차를 타기 위해 방문했다. 보통은 시내 외곽이나 놀이동산 한복판에 있을 법한 관람차가 도심 한복판의 쇼핑 센터에 있는 건 또 처음. 관람차 설명에도 도심의 한복판에서 오사카 시내를 360도로 관람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었다. 여기도 오사카 주유패스로 이용할 수 있는 곳이다보니 입장권을 무료로 교환받을 수 있었다!

HEP FIVE

작년 이후로 관람차를 타 본 적이 없기도 했지만, 도심 한복판에서 관람차를 타는 경험도 경험이었다. 특히 관람차 내에 스피커가 설치되어 있어서 아이폰 연결이 가능했는데, 페퍼톤스의 Wish-List를 들으며 오사카의 겨울 풍경을 보고 있으니 일년을 마감하는 느낌이 물씬 들었다.

우메다 스카이 빌딩, 공중 정원

다음 목적지는 우메다 스카이 빌딩에 위치한 공중 정원. 우메다 역에서 얼마 멀지 않은 거리였지만 HEP FIVE가 있는 동편에서 서편으로 건너가기 위해서는 지하차도를 이용해야 했다.

점심즈음 해서 갔던 온천에서 오랫동안 몸을 풀었던 터라 오히려 피부가 불어버린 까닭에 오후 일정을 소화하는 내내 발바닥 물집이 잡혀 있던 터라, 이쯤 되니 걷기가 불편할 정도로 발 상태가 안 좋아졌다. 같이 동행을 했던 분도 많이 걱정해주셨는데, 나 때문에 여행지를 가지 않는 건 아니라는 생각에 참고 기존 계획대로 스카이 빌딩으로 향했다.

공중정원 전망대 입구

매표소인 39층까지 이동한 후, 주유패스를 이용해 표를 교환받고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이동했다. 에스컬레이터 자체의 길이도 꽤 긴데다가 좌우가 통유리로 되어있어 아찔했다.

공중정원에서 내려다본 야경

드디어 전망대층인 40층에 도착했다. 아까 방문했던 HEP FIVE의 관람차보다 훨씬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전망은 예상 이상으로 아름다웠다. 빛이 나는 도료로 바닥을 칠해놓아 너무 어둡다는 느낌도 들지 않았고, 우메다 스카이 빌딩의 독특한 원형 구조도 아래에서 내려다보니 아름다웠다. 360도로 펼쳐진 야경을 사진에 담고 싶어서 가져간 카메라의 셔터를 계속 눌렀지만, 눈으로 직접 본 것 만큼의 감동은 담지 못했던 것 같다.

숙소로

숙소 전경

길었던 하루를 마치고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게스트하우스이다보니 용변을 볼 수 있는 간이 화장실은 각 객실 내에 구비되어 있었지만, 샤워를 할 수 있는 방은 1층에 공용으로 준비가 되어 있었다. 씻을 겸 덴덴타운에서 구매한 CD를 리핑할 겸 해서 1층으로 내려갔는데, 기다리는 동안 세계 곳곳에서 온 airbnb 게스트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airbnb를 이용한 숙박은 호텔과 비교하면 불편한 점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이렇게 전세계의 호스트, 게스트들과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아서 계속 찾게 되는 것 같았다.

꽤나 바빴던 하루가 드디어 끝나고, 일찍 시작되는 내일 일정을 위해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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